법원, ‘OS 갑질’ 구글 시정명령 집행정지 기각···공정위 시정명령 효력 회복
입력 : 2022.08.25 19:07
이보라 기자
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효력정지 기간 만료를 앞두고 구글이 추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기각했다.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위 시정 명령의 효력이 되살아난 것이다.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는 25일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대부분 기각했다. 재판부는 “통지명령과 일부 시정명령을 제외한 나머지 처분의 경우 그로 인해 구글 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구글이 기기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드로이드 호환 가능 기기만 제조·유통·판매하도록 제한하거나 파편화금지계약(AFA)을 강제한 것을 금지한 부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FA는 기기 제조사가 판매하는 모든 기기에 구글의 OS를 변형한 OS를 적용하거나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계약을 말한다.
공정위가 구글에 내린 2249억3000만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의 효력도 그대로 유지된다. 재판부는 다만 ‘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구글이 기기 제조사와 체결한 기존 계약을 시정명령 취지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고 정한 부분은 본안 소송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때까지 효력을 정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 등 기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구글LLC·구글 아시아퍼시픽·구글 코리아 등 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49억3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로 시장점유율을 72%까지 확대한 뒤 2011년부터 기기 제조사에 AFA 체결을 강제해 자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만 쓰게 하고 ‘포크 OS’(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해 만든 OS)의 탑재 등을 막았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같은 행위가 시장지배력 남용 및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발한 구글은 지난 1월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여 이달 31일까지 공정위 시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했다. 법원이 정한 기한이 다가오자 구글은 같은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냈다. 그러나 재판부가 신청을 대부분 기각해 다음달부터 효력이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법원 결정에 따라 구글은 본안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기기 제조사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거나 다시 갱신할 경우 AFA를 강제할 수 없다. 또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거나 기존의 계약을 수정하는 경우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5년간 6개월마다 공정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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