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트라우마’ 짠돌이 사회 만든다…경제위기 뒤엔 더 큰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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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실직 트라우마’ 짠돌이 사회 만든다…경제위기 뒤엔 더 큰 상흔

기후위기 2024-04-30 23:34 조회 157 추천 1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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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38733.html
‘실직 트라우마’ 짠돌이 사회 만든다…경제위기 뒤엔 더 큰 상흔
수정 2024-04-30 15:55등록 2024-04-30 14:25

한은, 실업 경험과 가계소비 위축 효과 분석

과거 일자리를 잃은 경험이 지속적으로 가계소비를 제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펴낸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1997년 외환위기 충격에 따른 대규모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음(-)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의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흔 소비’(scarred consumption)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소비가 과거 실업 충격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현상은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업 경험이 장기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실질 가계소비 증가율은 1971~1997년 연평균 20.3%에서, 1998~2008년에는 7.1%, 2009~2021년엔 3.5%로 지속 둔화됐다.

보고서는 개별적인 실업(개인 실업)과 경제 충격에 따른 실업(거시 실업) 경험을 구분했는데, 실업 경험이 증가(평균에 대한 표준편차 1)할 때 가계 소비는 개인 실업에서 0.011%, 거시 실업에서 2.9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국은 개인 실업 증가의 소비 감소 계수가 -0.92%, 거시 실업은 -1.60%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적인 실업보다 경제 충격이 초래한 실직 경험이 가계소비를 위축시키는 영향이 훨씬 컸다는 의미다.

실업 경험은 주로 선택적인 비내구재에 대한 수요를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재정 상태에 따라 소비를 이연할 수 있는 교육, 오락·문화, 의류·신발, 가사서비스, 교통, 음식·숙박 등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소득과 자산이 적은 계층을 중심으로 상흔 소비가 두드러졌다. 최 위원은 “자산이 많은 계층은 실업 경험에도 축적한 자산과 상대적으로 작은 차입 제약 등에 힘입어 소비를 줄이지 않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 자료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사용해 측정한 것이다.

김회승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138774.html
지하철 별내선 개통 연기 왜?…서울시 사유 안 밝혀
수정 2024-04-30 20:03 등록 2024-04-30 16:48

서울과 경기도 구리·남양주시를 잇는 지하철 별내선(8호선 연장) 개통이 갑자기 미뤄지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시가 개통 연기를 통보하면서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자, 일각에선 차량 안전에 문제가 발견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30일 한겨레가 신동화 구리시의원을 통해 받은 ‘경기도 별내선 운영계획’을 보면, 애초 3월에 시작해 5월31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영업 시운전이 5월25일~6월23일로 미뤄졌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5일 서울교통공사를 통해 “별내선 영업 시운전을 5월로 연기한다”고 남양주시와 구리시에 통보했다. 영업 시운전은 지하철 개통 직전 실제 영업 조건에 맞춰 차량을 시범운행하는 최종 점검 단계다. 이후 6월30일로 예정됐던 개통일은 8월10일 이후로 밀렸다.

이와 관련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전동차량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를 통보받지는 못했다”며 “공동투자 사업에 대해 명확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구리시 관계자도 “개통 연기를 통보하는 공문을 받았지만 사유가 적혀 있지 않았다”며 “질의를 보냈는데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는 “애초 개통일을 6월로 정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준공이 6월에 되는 것이지 개통일은 결정한 적이 없다”며 “6월 말 개통이야말로 경기도에서 일방적으로 해온 얘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기도 쪽에선 서울시가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신동화 구리시의원은 “1년 동안 진행하게 돼 있는 시운전을 지난해 7월1일 시작한 것은 올해 6월30일 개통 일정에 맞춘 것”이라며 “개통 예정일이 6월이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경기도 쪽에선 서울시가 새 전동차의 형식 승인과 완성 검사를 기한 안에 마무리하지 못해 개통이 미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명확한 개통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으면서 차량 안전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된다. 별내선 차량 공급 업체인 ㅇ사 전동차에서 3월 들어 여러차례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서 철도노조는 3월19일 ㅇ사 신규 공급 차량에서 3월9~18일 26차례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밀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ㅇ사 쪽은 차체가 아니라 시스템 설비에 문제가 생겨 개통이 연기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ㅇ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3월에 발생한 화재도 차량에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에서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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