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9단, 신사:숙녀 대항전 7연승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왼쪽)이 '여전사' 박지은 9단마저 돌려세우면서 파죽의 7연승을 올렸다. 서봉수의 독주 속에 신사팀은 숙녀팀을 7-0으로 압도하고 있다.

제10기 지지옥션배 연승대항전 7국
서봉수, 박지은 꺾고 신바람 7연승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백전노장의 기세는 8월의 폭염에도 전혀 꺾이지 않았다.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이 7연승을 지휘했다. 서봉수는 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0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제7국에서 박지은 9단을 267수 만에 10집반 차로 꺾었다.

12명 대 12명 간의 단체연승전에서 서봉수는 신사팀 1번주자, 박지은은 숙녀팀 7번주자. 예상 밖으로 선봉을 맡은 서봉수는 개막전부터 조연우 초단, 박태희 초단, 김은선 4단, 오정아 2단, 송혜령 초단, 김혜민 7단, 박지은 9단을 연거푸 쓰러뜨렸다.

때이르게 위기에 몰린 숙녀팀은 이번엔 랭킹시드로 자동출전권을 획득한 '반상의 여전사' 박지은을 내세웠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상변 착각으로 국면이 여의치 않아진 박지은은 후반으로 향하면서 서봉수의 과수를 틈타 대마를 공격하며 역전 기회를 잡는가 싶었다. 풍전등화가 된 서봉수의 백대마. 연승 기세를 타고 있는 서봉수는 마지막 초읽기 속에서 곡예사가 줄타기를 하듯 대마를 살려냈다.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63세 서봉수와 33세 박지은은 지금까지 흥미로운 대결 양상을 보여 왔다. 1999년 첫 대결을 벌인 이래 이 대국 전까지 박지은→서봉수→박지은→서봉수→박지은→서봉수 순으로 승자가 되어 왔다. 이 같은 흐름을 서봉수가 첫 연승으로 바꿔놓았다.

통산 전적 3승3패에서 마주한 서봉수와 박지은. 박지은은 지지옥션배에 3년 만에 등장했으나 대마를 놓치면서 기회도 놓쳤다.

양팀 간의 중간전적은 7-0. 12명 중 7명이 속절없이 물러나고 이제 5명만을 남겨놓고 있는 숙녀팀은 내일 저녁에 속행되는 8국의 주자로 김나현 2단을 발표했다. 김나현은 지지옥션배 본선에서 4승3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서봉수에겐 지지옥션배에서만 만나 2패를 당했다.

7연승으로 600만원의 연승상금까지 확보한 서봉수는 '진로배 신화' 재현에도 한 걸음씩 더 다가서고 있다. 서봉수는 제5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이 벌어졌던 1996년 12월 12일부터 1997년 2월 23일까지 중국과 일본의 고수 9명을 쓰러뜨렸던 신화를 이룩한 바 있다.

'반상의 성대결'로 불리는 제10기 지지옥션배는 우승팀에만 1억2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연승전답게 개인 3연승시 200만원의 연승상금을 획득하며, 그 후 1승 추가시마다 100만원씩 더해진다. 제한시간은 15분, 초읽기는 40초 5회.

지난대회까지 9승8패였던 서봉수의 지지옥션배 본선 전적은 16승8패가 됐다. 대회 최다연승 타이 기록인 8연승에도 바짝 다가섰다.

박지은의 지지옥션배 출전은 7번째. 통산 5승5패가 됐다.

"박지은 9단이 나온다고 했을 때 질 준비가 됐습니다. (제대로 두었다면) 대마가 죽은 것 같아요. 이젠 신사팀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박지은(흑) vs 서봉수(백), 267수 백10집반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