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보조금을 주기로 약속하고 휴대폰을 판매한 뒤 잠적하는 '페이백 먹튀' 사건이 재연될 조짐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빠삭' 등을 통해 휴대폰을 판매하던 A업체는 최근 LG 'G6'를 KT로 번호이동하는 조건으로 6만원대 요금제 기준 불법 보조금을 55만원 지급한다고 홍보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에서는 최대 공시지원금을 33만원으로 제한, 이외의 혜택은 모두 불법 보조금이다.
KT에서는 G6에 대해 6만원대 요금제에서 1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준다. 고객은 A업체에 74만9800원을 선(先)지급한 뒤 개통 10일 후 55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는 방식이다.
현재 불법 영업을 하는 상당수 업체는 개통 당일 페이백을 지급하지만, 이 업체는 10일 후에 페이백을 주는 대신 적게는 5만원, 많게는 15만원 가량을 더 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이미 1년 이상 해당 커뮤니티에서 정상적(?)으로 판매를 해왔던 업체이기 때문에 믿고 구입했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A업체가 휴대폰을 할부로 구입, 개통시켰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74만9800원으로 이미 휴대폰을 구입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A판매점은 첫 달 단말기가격 3만1240원만 계산한 것이다. 나머지 71만8000원은 23개월간 피해자가 내야한다. 즉, 고객은 약 147만원에 G6를 구입하게 된 셈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피해자만 100명 이상, 피해규모도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애초에 이 같은 계약이 불법인 만큼 피해자들의 구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불법 보조금을 지급키로 한 계약은 무효"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페이백 먹튀 사고는 지난 2012년 '거성 모바일 사태'로 눈길을 모은 바 있다. 당시 거성 모바일이라는 한 휴대폰 판매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휴대폰을 개통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속인 뒤 4000여명한테서 23억여원(경찰 추산)을 가로챘다.
단말기유통법 이후 페이백 먹튀 사고는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발생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휴대폰 구입시 본인 인증에 신분증스캐너를 도입하면서 불법 온라인 판매가 어려워졌다.
갈 곳 잃은 온라인 판매점들은 더욱 음성화되거나, 이 같은 '한탕식 먹튀'에 유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B업체가 삼성전자 '갤럭시S7' 및 '갤럭시노트7' 등을 SK텔레콤, KT로 번호이동 하는 조건으로 가입할 경우 페이백을 최대 50만원 지급한다고 홍보했다가 잠적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피해자들은 경찰에 공동으로 사건을 접수하는 등 구제 절차를 밟았지만 아직까지 피해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누구도 구제해주지 않는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카드결합, 선택약정 등의 방법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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