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만수동
태화각
후기
반쯤 셔터가 닫혀있는 태화각은 여기가 망한 곳인지 영업을 하는 곳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볼품없는 가게 외관을 보고 당황을 하지 말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좁은 복도를 지나면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데,
20명 남짓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크기의 공간이 있다.
멕 라이언, 케빈 클라인 주연의 프렌치 키스의 포스터가 가게 벽면에 걸려있다.
95년의 영화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다.
태화각의 처음 느낌은 오래된 시장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중국요리집 같은 느낌이었다.
태화각은 메뉴판은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되는 음식은 탕수육, 짜장면, 짬뽕, 볶음밥이다.
기본적으로 탕수육을 주문을 하면 짜장면이 같이 나오는데, 짜장면이 싫다면 약간의 금액을 추가하면
볶음밥이나 짬뽕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메뉴판 장식일 뿐 가격 따윈 적혀있지 않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양이 진짜 많다는 거다. 2명이라고 탕수육을 주문을 하고
추가로 짜장이나 볶음밥, 짬뽕을 주문을 하면 탕수육은 먹지도 못하고 배가 부를 수 있다.
주문하는 법은 주인 할아버지가 밖에 나왔을 때나 음식이 나오는 좁은 구멍에 말을 하면 되는데,
아저씨가 바쁜 경우에는 이따 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당황하지 말고 기다리고 주문하자.)
우리도 아저씨가 대뜸 별말없이 어?라는 말과 함께 주문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장애가 있으신 분인 줄 알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온 짜장면과 탕수육
짜장면 곱빼기보다 큰 그릇에 넘치듯이 담긴 짜장면은 무지하게 양이 많다는 느낌과
별로 먹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었다.
거기다 춘장이 손에 묻은 채 서빙을 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너무나 비위생적이라
식욕이 확 떨어졌다.
케첩이 베이스가 된 소스는 달짝지근하면서 기존에 먹던 탕수육 소스보다는 단 느낌이 들었다.
양으로 승부하는 탕수육 집 대부분이 양만 많게 하기 위해 고기는 조금에 튀김옷을 과다하게 입혀
고기를 먹는 건지, 튀김옷을 먹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태화각의 탕수육은 고기가 아주 알차면서 돼지 누린내가 나지 않고
의외로 깔끔한 맛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부어서 나오는 소스로
탕수육이 눅눅할 거란 예상을 깨고
바삭한 식감이었다.
중화요리를 먹으면 꼭 탕수육을 시킬 정도로 탕수육을 좋아하는데
먹다가 지칠 정도로 양이 많다 보니 절반도 먹지 못하고 남기게 되었다.
가게의 분위기와 아저씨의 불친절함과 위생적인 부분에서 SNS에 낚였다고 생각을 했는데,
태화각의 탕수육을 먹어본 순간, 진짜 가성비가 좋은 곳이라고 느꼈다.
덧) 탕수육이 양이 많기 때문에 포장을 생각한다면 주문할 때 소스와 탕수육을 따로 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할아버지가
소스와 탕수육을 따로 준다. 그걸 몰랐기 때문에 부먹 스타일로
포장을 해갔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먹은 탕수육도 눅눅하지 않고 괜찮았다.
태화각을 추천하는 이유
만수동에 위치한 태화각은 분위기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순전히 저렴한 가격으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풍족한 양으로 승부하는 식당이다.
마치 학교 뒷골목에 위치한 허르스름한 불량식품 판매하는 곳 같은 이곳은
뭔가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으로 탕수육은 꽤 괜찮은 맛을 보여주는 곳이다.
태화각의 아쉬운 점
태화각의 아쉬운 점은 바로 위생과 서비스다. 고령의 주인 할아버지는 주문을 해도 뭘 부탁을 해도
별말씀이 없으시다. 그냥 무심하게 손가락으로 젓가락이나 물이 있는 위치를 알려줄 뿐,
우리가 생각하는 식당의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 거기에 테이블이나 식기 재료는 조금 지저분한
느낌이 들어 다들 젓가락을 집기 전에 휴지로 한 번씩 닦아낼 정도로 그리 깨끗하지 않다.
(짜장 소스가 손에 묻어도 그냥 서빙하는 거 보면 위생적인 부분은 신경 안 쓰시는 것 같다.)
그리고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카드 대신 현금만 받는 점은 아쉽다.
(유머)
제주는 왜 붙였을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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