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마블 스튜디오의 마지막 어벤저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블 속 여러 영웅들의 영화를 연이어서 히트시키면서 영화계에 한자리를 완벽하게 잡았지요. 그리고 여러 배우들이 어벤저스에서 은퇴한다는 기사와 함께 어벤저스도 끝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끝을 완벽하게 장식할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했습니다. 블랙팬서입니다.
시놉시스
‘시빌 워’ 이후 와칸다의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채드윅 보스만)는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최강 희귀 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숙적들의 음모가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번지자
세상을 구할 히어로 ‘블랙 팬서’로서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나서는데
출처 네이버
그동안 마블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들은 영웅이 악당을 물리친다.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영웅으로써 내외적 갈등을 겪으면서 빌런들을 무찔러야하는 입체적인 영웅들이었지요. 그래서 가볍게 때려부수는 영화를 보러가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우리는 마블 시리즈에서 때려부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죠.
블랙팬서에서도 당연히 주인공이 겪는 내외적 갈등이 등장합니다. 와칸다를 지키느냐, 세계 흑인의 평화에 이바지 하느냐... 이 부분이 매우 자연스럽게 물려 있습니다. 인트로 영상에서 보이는 티찰라의 삼촌사건 부터 티찰라의 사촌과의 관계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우악스럽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한스텝 한스텝 밟아가면 친절하게 진행됩니다. 주인공이 가지는 갈등이 무엇인지 관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러나 그 것을 해결하는 모습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우선 캐릭터가 너무 단편적입니다. 의외성이 하나도 없어요. 예를 들어서 티찰라는 킬몽거에게 왕위를 놓고 결투를 하자는 제안을 받습니다. 그 때와 맞물려서 자신의 아버지가 삼촌을 죽였고 삼촌의 아들이 킬몽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리고 그 사실로 크게 갈등합니다. 아버지가 사람을 죽였다면서요. 근데 영화 초반에 블랙팬서가 등장해서 죽인 사람의 수가 제법 많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왜죽였냐면, 자신의 왕위 즉위식에 전 여자친구가 참석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지요. 무려 전 여자친구 입니다. (무관하다면 무관한 사이... 그를 위해서 많은 남자를 죽이고...) 즉 티찰라가 아버지에게 화내는 이유는 화를 내야 하기 떄문입니다. 그래야 갈등이니까요. 안그러면 갈등이 안되지요. 갈등함으로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킬몽거와 왕위를 놓고 결투를 해야 티찰라가 지게되는 것이 납득도 가고 더 극적으로 보이겠지요. 네. 티찰라는 킬몽거와의 결투에서 집니다. 계곡으로 던져지지요.
그리고 그때 관객들은 생각하게 될겁니다. 저거저거 티찰라 안죽었음. 다시 부활해서 킬몽거에게 이길거임.
(개인적으로 이 장면부터 영화를 다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모두 예상되는대로 보여줍니다. 영화를 반만봤는데 스포일러를 당한 느낌이 듭니다. 그 떄 든 또다른 느낌은 이 영화는 히어로물과 정치물과의 중간 어딘가에 존재하는 영화라는 느낌이 듭니다. 유명한 히어로를 등장시켰으니 히어로는 히어로고, 정치적 이념의 대립의 문제를 다루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정치물이기도 하고... 생각할수록 영화의 포지셔닝이 애매한 느낌을 받습니다. 포지셔닝이 애매해진 것은 인물들이 단편적이어서 그렇습니다. 영화속 많은 인물들은 예상가능한 정도로만 움직여주죠. 그래서 영화가 쉽고, 애매모호한 느낌을 이어가게 됩니다.
우리가 히어로물에서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다뤄볼까합니다. 바로 액션이지요. 때려부수는 영화에서 얼마나 잘 때려부수나 살펴봐야 겠지요. 블랙팬서의 액선은 DC/마블 다합쳐서 제일 약합니다. 차라리 7년전에 나온 캡틴아메리카 퍼스트어벤져가 더 재밌습니다. 마블 영화에서의 액션이 항상 호평을 받았던 것은 각 영웅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액션이었기 떄문입니다. 캡틴아메리카의 방패술이나 블랙위도우의 아크로바틱한 동작, 아이언맨의 여러가지 모듈들, 헐크의 다뿌셔버리는 파워... 이런것이 잘 드러났지요. 블랙팬서는... 음... 아... 뭘보여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성룡이 더 많이 보여준 것 같군요. 블랙팬서가 블랙팬서 같았던 전투는 전여자친구 대려오면서 사람 죽일 때 보여준 액션말고는 없습니다. 뭐 대단한 장면도 아니거니와, 대단한 상대는 더더욱 아니지요.
(액션의 공간이 액션의 질보다 좋은 예)
블랙팬서와 킬몽거의 외나무다리 전투만 해도 그렇습니다. 둘다 표범이 모티브인 캐릭터이므로 빠른 액션과 날렵한 동작이 가능해서 상대방의 통수를 치거나 무자비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 무쌍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차라리 부산에서 카체이싱 액션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와칸다 장군이 너무 멋지게 싸워줘서...
블랙팬서는 차기 어벤저스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그걸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랙팬서와 와칸다와의 관계, 그리고 어벤저스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가 앞으로 매우 중요해지겠지요. 그런데 다보고나서 든 느낌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 영화를 봐도 어벤저스를 보는데 이득이 없을 것 같다.' 인물들이 너무 단편적입니다. 이념적 갈등이 있어도 인물 스스로가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기대도 안생깁니다. 마블시리즈가 지속되면서 힘이 빠지게 된 결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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