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1987을 극장에서 보면서 출연자들의 연기 하나하나에 감탄을 하면서도 딱 한명 하정우만큼은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하정우가 연기를 못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 '영화의 캐릭터'라고 느껴지지 않고 '그냥 하정우'라는 느낌이 강해서 몰입이 안되요.
최근에 본 영화가 1987이라 이 영화를 예로 들면, 이한열의 삼촌역을 맡았던 배우의 연기에 감탄을 한번 하고, 이 사람이 내부자들의 그 사람이란 걸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죠. 강동원도 초반에 보고 쟤가 여길 왜 나와? 미스 캐스팅 아닐까? 라는 우려가 들었지만 결정적 장면에서는 실제 현장속 그 캐릭터인 듯한 싱크로율에 탄복하면서 봤네요. (안보신 분들 배려로 '캐릭터'라고만 언급합니다)
이렇듯 다른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보면 '현실의 배우'는 사라지고 '영화속 캐릭터'로서 감정이입이 되는 반면, 하정우는 영화 '아가씨'에서 보나 '나쁜 놈들 전성시대' '1987'에서 보나 그냥 똑같은 하정우로만 보이더군요. 물론 캐릭터에 맞게 사투리도 쓰고 연기톤도 다르게 하는건 있는데, 언제나 '그냥 하정우'에서 크게 벗어나 보이질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정우에 대한 평을 보면 언제나 칭찬일색인걸 보면 의아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물론 선이 굵은 이미지, 캐릭터에 대한 연구, 장면장면에 필요한 그림을 뽑아내주는 연기력과 노력이 바탕이 되어있기에 동료 배우들이나 감독들이 좋아하는 건 있겠죠. 혹은 '황해'처럼 배우와 캐릭터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모습이 나올때도 있을테구요.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다르고 배우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 개인차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하정우만큼은 과대평가가 아닌가 싶어 다른 영화팬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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