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6 - 800 블렛//액션 무탕트

나는 이제까지 그를 10번 만날 수 있었다 .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는 1965년생이다.

2017년 102번째 영화

9. 800 블렛 800 balas (2002) : 서부극의 사나이는 살아남지 못한다.

신뢰했던 감독이 범작을 연출했을 때 독자의 반응은 두 갈래다. 하나는 코엔 형제의 사례를 참조하여 '어쩌다 한번' 식으로

자기 위로의 응원을 보내는 외면형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무언가를'식으로 작품 나름의 의미를 찾거나 부여하는 쪽이다.

서두를 이렇게 기록했다고 개인적으로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를 무한긍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본편이 거의 망작에

가까운 연출로 일관했을 때 그 틈새로 스며나오는 괴이한 정서의 급진성이 어쩌면 본편의 존재론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다는 정도로 진술해두자. 이는 전술한 두번째 반응과는 조금 다른 자세로서 영화를 수용하는 것이다.

감독의 세계를 친숙한 이들에게는 놀랍게도 본편은 엔딩에 이르러서도 도무지 종결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간 능숙하게 구사했던 어법인 속도와 리듬감조차도 당최 찾아보기 어렵다. 거의 모든 단락이 구차하게 늘어지는 느낌은

이를 의도로 판단할 지점에까지 이른다. 게다가 서사는 또 어떠한가? 이는 관객이 기대하는 복원 따위가 아니다. 근작인

<더 바>나 전작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아기의 방>과 같은 암흑의 여운조차 본편은 용인하지 않는다. 독자에 따라

다르지만, 본편의 좌표는 만가에 가까운데, 문제는 그 만가조차도 도무지 신화의 진실성이라는 긍정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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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 본편의 심리는 웨스턴에 대한 애도에 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할리우드도 아닌 이탈리아도 아닌 스페인에서

웨스턴 애도라니, 감독의 내심에 웨스턴에 대한 애증이 있었던 것일까. 이미 5, 60년대부터 시도된 바 있는 수정주의 웨스턴을

비롯 서부극의 죽음을 고하는 장르물에서 적어도 무법자 총잡이는 더 이상 방황을 허락받지 못하고 비장한 죽음을 맞는 일종으

자기 애도가 행해진 바 있으니 그마저도 이미 낡은 진술이 되었다. 본편에 그같은 극적 장렬함을 취할만한 황야의 무법자가 과연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이에 해당하는 유일한 이는 주인공 훌리안일 것이다. 문제는 그가 왕년의 스턴트맨라는 것에서 비롯된다.

정체성은 무척이나 남루해진다. 애도를 위해 적어도 동원되었어야할 왕년의 총잡이 역할의 주연이나 주변 조연도 아닌 얼굴 없는

스턴트맨이 중심에 놓일 때 영화는 작심하고 웨스턴의 흔적 자체를 삭제시켜버린다. 이쯤되면 전술한 웨스턴에 대한 애도라

하기에는 다소 불성실, 불량함이 전제된다. 훌리안이 거의 황무지에 가까운 땅에 버려진 서부극 영화 촬영소 역시 현재는 관람객

놀이공원 수준으로 몰락했다. 게다가 훌리안을 돕는 주변인들은 거의 무직자에 가까운 마을 주민들이거나 이주 노동자들이다.

( 감독의 세계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상황은 드문데,  이는 유럽의 이주 노동에 대한 감독의 관점이 드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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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조합, '왕년의 스턴트맨, 버려진 영화촬영장, 무직자인 마을 주민들​'은 과연 애도극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니, 좌표가 어긋났다. 애도할 의지가 애당초 있었는지를 묻거나 그것이 굳이 웨스턴일 이유가 먼저 진술되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본편은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 장르에 대한 감독의 시도로서 해제될 수 있다. 하지만, 한발 물러선다면 본편의 존재론은

전혀 다른 감정에 있다. 말하자면, 이는 엔딩에서처럼 부인하고 묻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장례라는 의식이 부가되지만

관객은 단지 의식이라는 외형에 매혹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 자리에 참가한 의외의 사나이 역시 대역임을 주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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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편을 연출한 이후 스페인 영화 잡지 어딘가에는 감독과의 인터뷰가 실렸을 것이고, 그 속에는

엔딩의 그 인물의 캐스팅에 대한 비화가 언급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엔딩에서 그 인물이 '진짜' 등장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향방은 완전히 갈릴 수가 있지만, 본편에서 감독이 유지한 입장에 따르자면 엔딩은 본편 그대로가 현명하다. 말하자면,

황야의 무법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72살의 노구를 이끌고 특별 출연하는 것은 본편의 어조에 어긋나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말했듯이 본편은 부정과 매장이라는  지독한 염세주의로서의 존재론을 극단적으로 드라마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홀리안은 결코 아들의 스턴트 도중 사망이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어야한다. 설사 손자인 귀여운 꼬마 카를로스가

그를 찾아와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준다해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텍사스 할리우드'라 불리는 촬영소의 붕괴다.

흥미롭게도 이를 아들의 아내, 즉 며느리(카르멘 마우라 역)가 실행한다는 것은 훌리안에 대한 예후라기보다 닫음의 안락사에

가깝다. 도저히 치유될 수 없는 개인의 트라우마이자 동시에 회생될 수 없는 웨스턴에 대한 봉인이 살아남은 자들이 행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혹함이 여기에 있다. 즉, 관객이 원하는 치유와 복원의 정극 따위는 본편은 결코 안이하게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시 스턴트맨, 웨스턴, 마을 주민이라는 요소를 되새김질하자. 그들은 처음부터 혹은 현재 유령의 존재론에 휩싸인

것들로서 정치적인 시선 하에서는 이주 노동자가 이를 대변한다. 알렉스 드 라 이글레이사는 이들에게 마차 웨스턴 <알라모>가

그러했던 것처럼 찰나의 해방구를 재공하는 것에서 잔인한 진단을 마친다. 패자들은 결코 회생할 수 없고 무직의 민중에게

승리가는 부여될 수 없다. 이같은 맥락에서 본편은 그나마 남겨진 자들이 있었던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보다 잔혹하다.

어처구니 없게도 본편의 제목인 '800 블렛" 의 총알 800개조차 특별한 의미부여 없이 모두 발사 소진되지 못한 채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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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명시된 소품도 주인공 훌리안도 자신의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지 못한다는 선언은 본편 전체의 분위기를 휘감는다.

카를로스를 할아버지 훌리안에게 데려다주는 택시 운전사는 결국 자신의 택시가 파손되는 것을 봐야하고, 서부극 퍼포먼스의

일원인 동료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내에게 전보를 통해 사랑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욕설만 반복해서 보낸다. 장례식에서

서부극 촬영장은 아직 그대로지만, 과연 그것이 개발의 취소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훌리안과 웨스턴의 전통인 일대일 대결을

행하는 마을 주민이자 동료는 서부극 퍼포먼스에서 '돼지'로 호명되며 실제로 거구인데, 훌리안은 '돼지'의 총격에 죽는다.

훌리안과 동료들이 찬란했던 시간은 그의 석방 이후 도심을 말을 타고 주행했을 때의 이색적인 스펙타클에 대한 찬양 뿐이다.

이후 이주 노동자의 합류(아메리카 원주민 역할로의 영입)와 한바탕 파티가 시작될 때 카메라의 시선이 교수형 올가미를

통과한다는 점은 패배주의의 선언이다. ​실제로 한밤의 광란이 종료된 뒤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관광객의 기념 사진 촬영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아닌 키 큰 대역배우에​ 의해 훌리안의 관에 보안관 징표가 헌사되지만, 영화의 잔 인한 단념은 엔딩에서

손자 카를로스가 대역배우의 ​친구로서의 증언을 믿는 것에 관객이 이에 동의하게끔 하기에는 이미 오래전의 내파를 드러낸다.

뱀다리) 국내에 발매된 DVD는 여성배역들의 나체가 드러나는 장면 등을 상당 분량 삭제해서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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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블렛>은 웨스턴과 스턴트맨, 무직자와 이주 노동자라는 사라져버린 것과 사라져갈 것들에 대한 애가가 아닌 외면이며

누구도 과거의 영광 안으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극단적인 패배주의를 무릅쓰고라도 진술하는 잔혹한 노동 예비군의 최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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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3번째 영화

10. 액션 무탕트  Mutant Action  (1993) : 지구를 지키지 않아도 좋다 .

현재로서는 여기까지가 종점이다. 그의 작품들 중 접근 가능한 경로를 통해 이번 여정에서 만난 영화는 모두 10편이다.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는 28살의 나이에 데뷔작인 본편을 연출한 이후 현재까지 극영화 장편을 14편을 발표했다.

그 중 <마이 빅 나이트>, <우연히도 행운이>, <웃다 죽기>, <프레디타> 4편은 국내 영화제 상영이나 비디오 출시가

되었음에도 현재 한글 자막으로 감상할 방법이 없다. 언제나 그렇지만, 전작주의자의 꿈이란 부질없는 자기만족인게다.

10편의 영화를 통해 감독에게 한발 다가섰다는 가장 선명한 증표는 어떤 방향에서든 극단성과 패배주의 찬가로 정리된다. 

그것은 영성프로뎍션에서 출시된 비디오라는 동일 매체를 16년만에 다시 영상자료원에서 감상함으로서 감독의 시작으로

돌아가서 근작 <더 바>를 되돌아봤을 때 포개지는 지점으로부터 거의 자동적으로 추출되는 바다. 말하자면, 구원은 없다.

남겨진 자들은 신체의 결손 그대로 터벅터벅 걸어나가야하는데, 이것을 그들의 육체 퍼즐의 조합으로 상찬하지 않음은

<더 바>에서 최종적으로 남겨진 여성이 과연 전염병의 숙주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채 도심으로 나아가는 엔딩과 공유된다.

종결에서 행성의 유일한 여성인 패트리샤와 함께 나가는 이는 알렉스인데, 그는 후속작 <야수의 날>의 주인공 천주교 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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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도 '야수의 날'로부터 세계를 구원한 신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악마화했지만, 본편에서 동일한 배우가

연기한 알렉스는 그럴 이유조차 없다. 그는 태생부터 샴쌍둥이로서 형 후안과 연결된 육체의 소유자다. 알렉스 뿐만 아니라

액션 무탕트 테러리스트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를 '쓰레기'라 호명하며 자신들의 출생과 악당으로의 새로운 탄생에

자긍심을 구호로 드러낸다. 두 영화에서 알렉스가 공유하는 지점은 감독이 세계 내 존재를 불구화로 지정한다는 점인데,

이는 비단 신체의 결손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체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출구가 폐쇄되거나 환타지에 자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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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의 호기는 미학이나 장르성 보다는 그저 내달린다는 표현이 적합할만큼 자기 목소리를 내지르는 것에 최적화된 채

윤리의 좌우를 살피지 않는다. 왜 죽어야하는지 파괴되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스플래터와 슬래쉬를 오가는 어법은 해당 장르의

​오래된 쾌감을 계승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비판에 있어서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가 본편의

어떤 지점들을 참고하지 않았는가하는 의문을 품게하는데, 애석하게도 장준환의 그것은 당대의 한국 상업영화가 개봉할만큼의

신파성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본편의 해괴망측한 밑바닥 근성에까지 이를 수는 없었다. 물론, 그건 장준환의 책임이 아니다.

우선 자본주의가 선호하는 신체의 정상성부터가 제거된다. 전술했든 액션 무탕트 집단은 리더인 라몬부터가 얼굴 반쪽이

흉터로 뒤덮혀 마스크를 착용하며 나머지는 샴쌍둥이를 비롯 장애인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이 대장인 라몬의 부재 시에

감행한 납치 대상이 전국 헬스클럽 회장이라는 점은 감독이 자본주의 육체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일차원적으로 드러낸다.

게다가 그나마 납치 과정에서 헬스클럽 회장은 질식사하고 그와 동침했을 젊은 여성은 얼굴이 가려진 채 죽어있는 형국이다.

두번째 타깃은 이들 구성원들을 소개하는 메스미디어인데, 후반부에 과자 광고까지 포함해서 초보의 직설화법이 은근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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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는 에어로빅 체조 도중 급습 난사하는 장면까지 슬쩍 방영함으로서 그들의 목적이 시청률에 있음을 감출 의도가 없다.

결말부에 굳이 TV 앵커와 카메라가 집단 난사극 현장에 도착해서 죽음으로 처리된다는 것은 역시 20대의 후련함에서 비롯된다.

영화는 결코 이들 액션 무탕트 집단을 일사 분란의 테러리스트로 전시할 생각이 없음은 오프닝의 납치 실패에서 충분히

드러나는데, 이들은 성공의 짜릿함보다는 실패의 관습성으로 인지된다. 이는 곧 대장 라몬의 동료 희생과도 연관된다. 

비정상성이 정상성을 넘어선다 등의 과격하고 찬란하지만 문구 자체의 불구성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액션 무탕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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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두번째 과업인 제빵 업계 딸의 결혼식에서 패트리샤를 납치하는 과정에서 동료 몇이 희생된다. 하지만, 영화의 관심은

그 과정에서의 비장미에 있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제거된다라는 중심의 부재라는 쾌감에 있다. 즉,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감독의 급진성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응원에 있지 않고 그들조차도 연대의 윤리를 생성하지 못한채 폐기된다는 데 있다.

가령, 결혼 기념 케이크 속에서 나타나 난사하는 방식은 할리우드 갱스터물의 고전을 패러디하면서도 이를 통해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결혼 문화에 대한 부정을 총격하는 치기다. 흥미롭게도 이 과정에서 에비 부부는 죽지 않고 신부는 납치된다.

영화가 거의 단 한순간도 지구라는 행성에는 관심이 없음은 납치 이후 우주선이 우주 어딘가의 행성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중후반부 서사가 진행됨에서도 반증된다. 즉, 지구는 이미 관심 밖의 공간이다. 우주선 내의 대장 라몬의 대원들에 대한

'차례로 죽여버리기' 작업은 의외로 그다지 리듬감도 자극성도 없다. 동료 한 명을 애완 괴물의 입 속으로 밀어넣을 때조차

영화는 스플래티의 난잡한 금기 파괴를 우월화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은 말했듯이 보존되지 않고 제거될 뿐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납치금이라는 머니 환타지의 독점욕이다.  하지만, 거래 장소인 행성이 사막이라는 점은 선명한 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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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이동과 함께 서사의 엉뚱한 반전은 납치된 자본가의 딸 패트리샤의 스톡홀름 신드롬에서 시작된다. 실제 라몬은

그녀에게 '스톡홀름 신드롬'에 대해 수회 강박적으로 정체성을 일깨우는데도 그 외의 다른 심리적 장치는 일체 첨가되지 않는다.

즉, 패트리샤가 라몬에게 집착하는 데 대해 서사가 반자본, 반제도 등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것에 대해 실패했거나 방기한다.

어쨌든 무대책의 두 남녀가 도착한 행성은 기이하게도 '여성이 없는 땅'이다. 조연으로 보이는 남성들 대부분 역시 액션 무탕트

대원들 못지않은 외견의 손상을 내재하고 있으며 포획한 여성에게 오히려 겁박당하는 등 어딘가 지능이 떨어지는 면모도 보인다.

이같은 남성들의 불구성과 황페함의 장소성은 데뷔작부터 어떤 것도 신뢰하지 않겠다는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급진성의

저열한 구호다. 거의 확정적으로 에고된 한바탕 난전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이다. 재벌, 매스미디어 등이 차례로 처단되고

자본가 아버지가 자신의 딸이 사상적으로 오염되어 더 이상 혈연이 아님을 선언하고 폭탄으로 협박할 때 사실상 서사의

합리성은 파산한다. 대장 라몬이 폭열하는 과정조차도 개과천선의 희생감보다는 막장을 위해 제몫을 다한 자의 선택처럼 보인다.

샴쌍둥이의 반쪽을 절단한 알렉스와 한쪽 팔이 잘려나간 패트리샤가 최종 생존한 가운데 울려퍼지는 합창곡은 조롱의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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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무탕트>는 장애라는 불구성을 전면으로 내세워 세계를 구원하는 약자의 귀환이 아닌 영원한 패배로의 막장극이며

자본주의 육체성에 대한 파괴로부터 시작하여 누구도 정상성의 이데올로기 안에 포섭될 수 없도록 배제시키는 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