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장문주의)컨택트 - 내용 이해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해설

[영화] (스포/장문주의)컨택트 - 내용 이해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해설 [댓글수 (35)]

우리부모님 2017-02-08 (수) 16:06 조회 : 6766 공감수 : 15

개봉 전 기본적인 플롯과 시나리오조차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악평을 남기시는 분들이 엄청 많기에 구글번역기 자막이 도는 바람에 이해를 못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개봉 후에도 그런 분들이 속출하는 걸 보면 영화의 전개 방식이 약간
불친절하고 복잡하긴 했나봅니다.

혹시 이곳에도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가 뭔가 하지도 않고 가버리고, 주인공은 뜬금없이 초능력을 얻어 중국인을 설득해 지구를 구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천천히 읽어보시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간단하고 플롯 이해에 중요한 사실만 써보았습니다.

1. 가장 먼저, 외계인들이 인간보다 본질적으로 고차원적인 존재라서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나 문명적으로 더 진보한 존재라고 볼 수는 있겠죠.
주인공도 특이한 능력이 있어서 외계인들처럼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래를 알 수 있는 걸까요?

2. 작중에 이런 말이 나오죠.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의 방식을 결정한다"
외계인들이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언어가 시간을 선형적인게 아니라 동시적인 것으로 느끼고 사고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 인간들처럼 선형적인 시간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와치맨의 닥터 맨해튼을 생각하시면 비슷할 겁니다.

3. 주인공이 미래를 알 수 있게 된 것도 그들의 언어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외계인들과의 소통이 주인공의 사고방식을 바꾼 것이죠.

4. 그렇기 때문에 지구에 온 목적을 묻자 외계인들은 말합니다. "무기(도구)"를 주러 왔다고, 또 "선물"을 주러 왔다고.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은 유용한 "도구이자 무기"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그들의 언어가 외계인들이 인류에게 주려는 "선물"입니다. 주인공은 그 선물을 잘 이용하여 전쟁을 막은 것이지요.

5. 그 선물을 주려는 목적은 말씀하신 것처럼, 수천년 후의 미래에 자기네 종족을 돕게 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자기네들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된 미래의 인류로부터의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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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서술과 내용전개에 트릭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가지만 알고 계시면 그 부분이 헷갈릴 일은 없을 겁니다.

"영화의 첫장면이 나레이터는 마지막 장면의 나레이터와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영화는 사건 과정을 순차적으로 구성하는 게 아니고, 외계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게 된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첫 회상씬과 주인공의 기운없는 듯한 태도를 보면, 처음엔 누구라도 "주인공이 자식을 잃은 상황이구나"라고 생각할겁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딸과의 추억이 주인공에게 떠오르는 것을 보고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는 계속해서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처음과 끝이 없이 원형으로 쓰이는 외계인들의 언어, 미래를 알고 있다는 듯한 그들의 언어사용방식,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대사, 딸의 아버지가 과학자라는 사실.... 등등 점점 퍼즐 조각이 맞추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딸을 떠올리며 "이 아이는 대체 누구지?"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여기까지 오면 "아, 모든 회상씬은 회상이 아니었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과의 미래를 본 것이구나"라고 깨달을 수밖에 없죠. 이게 이 영화의 반전요소입니다. 원작을 읽으셨거나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미 훨씬 전에 알고 계셨겠지요.

영화의 첫 씬인 회상씬은 마지막 장면에서 이안과의 사랑을 확인하는 동안에 떠올린 것으로, 이미 미래를 볼 수 있게 된 주인공이 그 사랑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림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첫 씬은 마지막 씬 시점의 주인공이 상상하는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딸이 죽는다는 비극적인 미래가 올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주인공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은 영화를 보고 곱

씹어볼 만한 재미있는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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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에서 전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소통의 중요성"이겠지요. SF적인 요소는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각자의 의견을 완벽히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서로 다른 언어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는 어떻겠습니까?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지성 생명체라고 생각되었던 헵타포드들이 실제로는 "시간"이라는 개념에서 인간과 완전히 다른 지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또, 외계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려하는 중국의 샹 장군을 보고, 미국의 작전기지에서 이런 말을 하죠.

"망치가 주어지면 못을 때릴 수밖에 없다" 자신이 받아들인 상황을 바탕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 목적을 침략 혹은 적국에 대한 원조라고 간주해버린 샹 장군은 외계 우주선을 공격하려고 합니다. 그것을 멈춘 것은 바로 그의 죽은 아내의 마지막 한 마디 였습니다.

그런 작은 것 때문에 이렇게 큰 일이 바뀔 수 있냐? 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하지만 영화가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고, 말 한마디로 그것을 막을 수도 있다".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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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리해서 서술해 보았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자세히 쓰려다 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글을 다 읽으신 분들은 아마 내용 이해는 되셔도 영화를 좋게 보신 분들이 느꼈을 감동을 느끼지는 못하셨을 겁니다.

영화를 보며 동시에 퍼즐을 맞추어가고, 결말을 보고 하나의 완전한 이야기로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그런 재미는 실시간으로만 느낄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원작소설도 재밌게 읽었고, 같은 소재를 가지고 또 다른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만에 나온 SF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은 명쾌하지 않은 전개 구조에 많은 분들이 영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 시나리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졸음유발 영화라거나, 아무 내용 없다거나 하며 단정짓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제일 먼저 듭니다. 좀 더 많은 작품을 보고 경험을 쌓고 영화를 보는 눈을 기르신 상태에서 보셨다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그런 말은 못할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설명에 불충분한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건전한 의견 교환도 환영입니다.

ps2. 영화 재밌게 보신 분은 원작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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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짓게뭔데 2017-02-08 (수) 16:06

영화가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여운은 좀 남네요. 그리고 자신이 받아들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해한다는 말에

와닿네요. 최근에 아주 가까운 사람을 고통스럽게 잃어 본 경험을 한 저로서 주인공의 선택을 이해합니다.

저라도 같은 선택을 할 테니까요. 그래야 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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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모님글쓴이 2017-02-08 (수) 16:06

그렇죠. 사실 막 엄청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죠. 비슷한 소재라도 인터스텔라처럼 박진감 있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이런 잔잔한 스타일도 매력이 있죠.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서는 저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결말이 비극적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한 선택을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죠. 결말과는 상관없이 아름다운 순간과 추억은 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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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폴 2017-02-08 (수) 16:06

칼 세이건의 콘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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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모님글쓴이 2017-02-08 (수) 16:06

이 영화의 원작은 칼 세이건의 <콘택트>가 아니라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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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인생이야 2017-02-08 (수) 16:06

그냥 드립이신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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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인 2017-02-08 (수) 16:06

딸을 잃은 미국여자가
먹물 쏘는 외계인에게 초능력을 얻어
혼자서 지구도 구하고 남자친구도 얻었다. 완전 전형적인 초능력+외계인+미국만세영화다. 이게 다야! 그리고 무지 지루해서 스킵하면서 봤다.......빌뇌브 실망이다. 차라리 오징어 구워먹을 걸 그랬다.
............................................................
막 이런 리뷰들을 보면서 '관객인 나도 암 걸리겠는데 이 영화관계자는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평점만 보고 잘못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일단 평점이 높은데 자기가 보기에 괜찮은 점이 안 보이면 다시 도전해보거나 찾아보는게 자신에겐 훨씬 도움이 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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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모님글쓴이 2017-02-08 (수) 16:06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작년에 곡성 나왔을 때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면 그 이유가 있는건데 본인이 모르겠다고 해서 찾아볼 생각도 않고 영화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 본인들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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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zmsl 2017-02-08 (수) 18:54

초능력자 여자 이야기로 밖에 안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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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풀 2017-02-08 (수) 16:06

딸을 잃는 아픔을 겪을걸 알지만
그래도 딸을 만나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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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cslg 2017-02-08 (수) 16:06

과거, 현재, 미래의 나와의 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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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풍 2017-02-08 (수) 16:06

주인공이 시간의 얽매임에 벗어나면서 딸의 죽음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니까 그런 선택을 한거라 생각되네요

상당한 수작인거 가튼데 악평이 많아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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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콩이 2017-02-08 (수) 16:06

아주 잘 정리하셨네요..^^
음향과 함께 좀더 긴장감을 느끼긴 하지만,
화려한 액션 같은걸 기대하신분들에겐 좀 지루할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게다가 시간순의 영화가 아니다보니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여운이 남네요..다시 또 생각하게 하는 그런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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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gleLove 2017-02-08 (수) 16:06

전 중반부터 계속 왜 아빠가 떠났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아이의 죽음에도 나타나지 않고있었고 왜 아빠는 떠냤나는 물음에 답을 들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다 라는 생각과 슬픔이 밀려오더군요 그래도 여주인공이 똑같은 미래를 선택한것은 이미 사랑하고있는 딸아이를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어서인것도 있겠지요 전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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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8888 2017-02-08 (수) 16:06

명쾌하게 정리하셨군요
외계인 보다는 '소통'에 집중한 영화라고 저도 생각했습니다.
또 위에 love님 처럼 아이가 죽어가는 와중에도 나타나지 않는 아빠(나중에 아빠가 그자식임을 알았을 때)
는 왜그랬을까 생각도 해보고, 실마리가 풀려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겠다는
주인공,,,,,,

참 짠하면서 생각을 많이 던져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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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tman 2017-02-08 (수) 16:06

글쎄요... 그냥 글쓴이 님의 해몽이 꿈보다 좋다고 느껴지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모성의 애틋함과 아픔, 가족간의 사랑 뭐... 그런 것들에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 영화가 SF 수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여러모로 일반 대중과의 소통이 잘 안되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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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모님글쓴이 2017-02-08 (수) 16:06

말씀하신 모성의 아픔이나 가족애 같은 주제에 대해서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마지막 장면까지 주인공은 여자아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당연히 모성 같은 것은 느끼지도 못합니다...

정리된 내용을 읽으시고도 아직 주인공이 죽은 딸을 그리워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계신 게 아닌지?
그게 아니라면 영화 주제가 가족애라고 생각할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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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털00 2017-02-08 (수) 16:06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의견은 일부 공감합니다.
감독은 원작의 내용을 화면에 담으면서 본문처럼 소통의 중요성을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추상적인 언어인식의 세계를 화면에 그려내는 방식이나 과장없이 군더더기 없는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이 굉장히 슬림합니다. ( 물론 일부 비현실적인 설정이 있긴하지만 중요한게 아니니까..)
한마디로 영화는 정말 잘만든 영화라고 봅니다.

이 영화를 여타의 SF영화들 처럼 눈요기를 기대하면서 본다면 100프로 실망할것이고
특히 감독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치밀한 구성에 익숙하지 않다면 매우 지루하게 보일거에요.

결과적으로 마냥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안합니다.
잘만든 영화이고 언어가설을(사피어워프가설) 외계인에 대입한 원작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감독은 대체로 잘 그려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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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십구분 2017-02-08 (수) 16:06

여주인공이 전화로 중국말을 하는 순간 웃음이 나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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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알데라란 2017-02-08 (수) 16:18

이런 영화는 sf적으로 재미 있으면 그만이지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물론 전 흥미있게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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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JADE 2017-02-08 (수) 16:28

많은 분들이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화 자체로써 재미가 없다는 점일 것 같아요 ㅜㅜ
재미있게 연출-전개되었다면,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거나 나름의 해석을 하려는 시도를 했을 텐데..
흥미로운 발상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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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2017-02-08 (수) 16:29

굉장히 잘 정리하셨네요.
개인적으로도 SF영화를 이야기할때 빼먹으면 안될만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제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네요.
'소통'은 부록정도의 주제이고 진짜는 '인간은 그 결말을 미리 알고서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중에서는 요근래 몇년 사이에 에단호크의 타임패러독스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는데
꽤나 어둡고 무거운 영화였죠. 하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기대와 희망을 놓치않는 '밝은' 영화였기에
더 여운이 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표까지 만들어서 정리하셨다니..ㅋㅋㅋㅋㅋㅋ
쌩뚱맞은 소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어제 한사람 붙잡고 시간순서와 초반부의 '함정'에 대해서 한참 설명해서 이해시켰더니
이해하기에 불편한 영화라고 화내던데 작성자분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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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란99 2017-02-08 (수) 16:34

태클은 아닙니다만, 영화에서 외계인이 루이스에게 "선물"을 준게 아니라 제 기억으로는 "Use your gift", 즉, 너의 "재능"을 이용하라로 이해했는데 좀 차이가 있는 듯하네요...

때문에 저는 외계인이 굳이 루이스를 선택한 이유도 그가 언어학자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시간을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었구요.

개인적으로는 영화적 재미도 나쁘지 않았지만 언어와 시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했다는 점에서 원작만큼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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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짱짱걸 2017-02-08 (수) 17:00

영화의 핵심은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루이스의 논문 내용이죠. 훨씬 전에 비트겐슈타인 역시 '자기 언어가 자기 세계의 한계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요. 선형의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들은 시간 역시도 선형으로 이해하는 반면, 비선형의 언어를 사용하는 외계인들은 시간을 비선형으로 이해하고 있는거겠죠. 시간을 포함하는 4차원 이상의 개념을 인터스텔라와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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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ihee 2017-02-08 (수) 17:2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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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epic 2017-02-08 (수) 17:45

장차 태어날 아이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을텐데 그래도 그 미래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을 제가 20대일 때 받았다면
단연코 NO라고 했겠지만 (그녀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어 떠났다는 작중의 남편처럼)
30대에 이르러 자녀는 없지만 사랑하는 조카들을 대입시켜 생각해 봤을 때 어찌 그녀들을 볼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있겠나 하는 대답이 나오면서 동시에 숨이 탁 막히더군요..
정말 탄복을 금치 못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이 영화의 재미를 SF적인 부분에서 찾는다면 정말 재미없는 작품으로 느껴지는게 당연합니다

추천 0

서울콤탱이 2017-02-08 (수) 17:54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형태는 SF영화같지만 하는 이야기는 좀더 철학적이구나. 라고 어렴풋이 느꼈고 글쓴이 분의 의견과 같은 감상을 받았지만 말로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주기는 좀 어려웠는데 정리 아주 잘 주셔서 영화에 대해 좀더 이해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추천 0

KiWi0921 2017-02-08 (수) 17:59

영화를 보는 우리들도 영화속 주인공들 처럼
미래와 현재 과거를 동시에 계속 접근하게 해주는 것이 숨은 재미라고 생각 했습니다.
우리도 영화를 통해서 그들의 언어를 배운것과 같은 효과를 느끼게 해주는거죠 ㅎ
영화 메멘토에서도 주인공의 단기기억상실처럼 보는 내내 저도 단기기억(영화속내용)이 상실되더라구요.

추천 0

낙이없다아 2017-02-08 (수) 19:42

저도 이 글을 읽기전에 이게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인가 하고 찾아서 봤는데요....나름 제 기준에서는 재밌게 본 영화인것 같습니다... 여운이 좀 많이 남는 영화긴 하네요...영화를 보고 이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더 잘되네요~ 정리를 잘 해놓으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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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바치 2017-02-08 (수) 20:21

불친절한 영화라 '내용없다'는 분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영화 '곡성'은 불친절한데도 해석의 차이를 만들면서 히트를 쳤는데...)

외계인 언어의 선후관계 없음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고,
뒤에것이 먼저 나타나는데도 딱 맞아 떨어지는것에 대한 설명은 아예 없었죠?(아마?)
저는 이게 소설이 담고 있는 정신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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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마니아 2017-02-08 (수) 21:57

혹시 중국 장군과 여주인공의 미래에서의 대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장면은 술술 넘어갔는데, 그 부분에서 장군이 자기 폰번호에 아내의 유언까지 술술 전해주는 장면은
도무지 일반적인 소통이라 볼 수 없는 장면이었거든요.
이 부분에서 제가 놓친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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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무전병 2017-02-08 (수) 22:04

저도 에스코트팀이 폭발물을 설치하고 처리하는 과정이나 중국 장군의 행동이 어슬프고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서 원작에선 어떻게 나오나 글들을 좀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부분들이 오로지 영화를 위해 들어간 부분이라고 하더라구요. 제생각에 상업영화의 법칙에 맞춰서 클라이막스를 만들어내야하고 그 부분에서 주인공에게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구성한거 같습니다. 하지만 별로 성공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출이 좋아서 그냥 그러려니 넘어갈순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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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무전병 2017-02-08 (수) 21:59

저도 좋게 봤기에 높은 별점 줬습니다. 연출도 뛰어났고, 때깔도 좋았고, 지적 유희도 즐거웠구요. 그렇지만 영화가 단점이 없는건 아닙니다. 에스코트팀의 삽질이나, 중국의 삽질 같은 경우 너무 작위적이죠. 이야기의 아크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구겨넣은 갈등이라는게 티가 납니다. 그리고 과학적 오류가 하나있는데.. 언어가 인간의 사고를 규정하는것은 어느정도 맞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인간과 지구라는 범주 안에서죠. 시간이 선형적이지 않다는것은 과학적으로 자주 주장되는 이론입니다만 실제로는 인간의 틀속에서 아무도 그렇게 시간을 받아들이진 못합니다. 인류가 크게 진화하지않는한 외계인 언어하나 배웠다고 그들의 시간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얻는건 어렵습니다. 이는 우리가 돌고래의 언어를 분석할순있어도 돌고래와 같이 세계를 받아들인다던가 그들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수 없는것과 같습니다. 그래도 정성들인 리뷰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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