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처음 접하고 현 사회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를 하는 

최규석 작가의 작품을 보고 팬이 되었다.   

네이버에 연재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호흡이 짧은 웹툰들이 많은 네이버보다는 상대적으로는 다음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거기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금기시 한다는 노조문제 + 그리고 실제의 사건(까르푸)을 다룬다는 것에

과연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염려는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웹툰 중 출간 되기만을 손꼽았던 송곳이 드디어 3부까지 이야기를 다룬 3권까지 세트로 출시가 되었다.

송곳 세트에는 세트 기념품으로 송곳 캐릭터 엽서, 컵받침, 그리고 주인공의 모습과 대사를 스티커로 만들어서 제공을 한다.

일명 "송곳러를 위한 일터에서 실행 가능한 소심한 저항키트" 다.

구고신 曰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

대학시절 내 지도 교수님은 군부정치 시절에도 노동계를 대변을 하는 양심있는 학자 중 한 명이셨다.

그런 분이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이 되었다는 소식에 노동계 및 학계 그리고 많은 이들이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반영을 하고 많은 부분에서 개혁이 생겨 처우가 개선이 될 것이라 믿었지만,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이 되고 나서부터는 비정규직 차별과 노동자들 죽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결국은 동문 졸업생 등이 교수가 부끄럽다며  의견 광고를 실었던 일도 있었다.

많은 이들을 그 교수를 비난을 했지만, 극 중 구고신 소장은 이런 말을 한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

힘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풍경과 힘 없는 우리가 보는 풍경은 다른 것이다.

물론 그 지도교수를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학자로서 바라보는 시각과 권력의 중심에서

자신의 이득을 버리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가 사실상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은 한다.

우리의 당연한 권리에 대한 사회의 시선

일 적으로도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당연한 산업재해 신청을

사업주 눈치 보느라 당연한 권리임에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들의 현실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을 했을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껴지는데 송곳에서도

이 사회가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가혹한 사회인지를 송곳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항상 권력자들이 이야기하는 낙수효과를 주장하며 재벌들의 몸짓불리기로

현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를 하며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노조에 대한 당연한 권리들이 여기에서는 빨갱이, 종북 주의자들로 매도가 되면서

당연시 되는 요구를 사회 부적응자들처럼 묘사하고 매도하고 있는 현 우리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지만, 작품자체로도 훌륭하다.

속도적인 전개면이나 인물들의 생생함이 살아있어 마치 그 현장속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기존의 웹툰들이 판타지적인 요소나 소소한 일상으로 현실과 조금은 거리가 있었다면

우리가 공감할 만한 요소들로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다루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과 더불어 꼭 한번은 봐야할 작품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중의적인 의미인 송곳

송곳의 의미는 다음 한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속에서도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걸음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같은 인간이 라는 표현에서 처럼

송곳처럼 뚫고 나와 사회의 부조리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을 말하지만,

송곳을 보고 있노라면 사회의 아픈 혹은 어두운 면을 날카로운 찌르는 송곳처럼 느껴진다.

실제 이야기를 다룬 까르푸 사건은 까르푸가 이랜드에 까르푸를 매각하고 이랜드가 홈에버라는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인수를 하고 대규모 비정규직을 정리해고 하고 거기에 노조가 맞서다 결국은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에 인수가 된다.

하지만, 홈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및 노조 탄압으로 여전히 대기업과 노동자들간의 다툼은 진행형이다.

이 작품의 결말은 우리가 아는 비극적인(?) 결말에서 벗어나 해피 엔딩으로 맞이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가뜩이나 팍팍한 이 세상의 모습을 텍스트로 다시금 느끼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