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국회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 아이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임사 명단을 이용자들에게 공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이미 지난 2008년과 2015년, 두차례나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안을 내놨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강제성이 없고, 오히려 더 강화된 자율규제를 게임업체들이 얼마나 준수할지는 미지수다.
15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
IDEA
, 옛 게임산업협회)는 국회도서관에서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 선포 및 평가위원 위촉식'을 열었다.
■확률 공개는 더 명확히… 이용자가 확률 확인 더 쉽도록
이날 협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학계, 소비자단체, 게임업계, 이용자 등 1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협의체를 운영해서 마련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강령을 발표했다.
자율규제안의 주요 내용은 △확률형아이템에서 얻을 수 있는 전체 아이템의 개별 확률 혹은 등급별 확률 공개 △등급별 확률 공개시 반드시 추가 조치 의무화(희귀 아이템의 개별확률 공개, 출현현황 공개, 일정 금액 이상 이용할 경우 100% 희귀아이템 보상 가운데 반드시 하나를 추가조치해야 함) △게임 첫 화면이나 고객센터 등에서 확률형아이템 확률 정보 확인 가능하다는 안내 및 홈페이지 바로 연결 △자율규제 평가위원회를 통한 사후관리 강화 등이다.
정책협의체 좌장을 맡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황성기 교수는 "게임 이용 및 소비 주체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강화된 자율규제 방안을 모색했고, 자율규제 적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도 수립했다"며 "이용자의 알권리 충족과 산업 보호의 균형을 고려해 개선안을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사후조치 방안 미흡, 지켜질지 미지수
하지만 이번에도 자율규제가 잘 지켜질지는 미수다. 법적규제가 아닌 자율규제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후조치 방안이 없다. 협회는 위반한 기업에 대한 공표 등을 통해 사후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 마저도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협회가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협회에 소속돼 있지 않은 중소 게임사들은 굳이 이 규제안을 지킬 이유가 없다.
게다가 여전히 성인이 아닌 청소년 이용자들에게도 결과값에 유료 캐시 아이템이 포함된 확률형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행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확률형아이템이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비싼 아이템을 적은 돈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청소년에게 확률형아이템을 판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강신철 협회장은 "큰 비용이 지불돼야 하는 아이템을 적은 지출을 통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이 아이템이 청소년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반대로 청소년들이 적은 지출로 희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다"며 "확률형아이템이 청소년들에게 맞지 않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업계의 자율규제 참여를 유도하도록 자율규제를 잘 지킨 기업이 협회가 주최하는 게임전시회 지스타에 출전할 경우 어느 정도 할인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협회는 이날 선포식 이후 자율규제 강령 시행에 필요한 시행세칙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후 참여사 대상 설명회와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한다.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14&aid=000377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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