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눈부셔" 눈 건강 위협하는 '길거리 레이저'

“앗 눈부셔”

지난 10일 서울 강남의 한 번화가를 지나던 강모(31)씨는 무심코 거리를 거닐다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어떤 불빛과 눈을 마주쳤다.

뭔가 싶어 아래를 내려다본 강씨는 한 음식점의 레이저 광고가 바닥에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닥의 광고는 현란하게 움직이며 음식점 입구를 가리키고 있었다.

강씨는 “신기했지만 불빛이 눈에 들어온 순간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길거리 바닥 광고를 위한 레이저가 지나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시내의 번화가를 걷다 보면 거리 바닥에 불빛을 쏴 광고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매장 창문에 설치된 기계로 빛을 바닥에 내뿜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인도에 펼쳐지는 레이저 광고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바닥에 붙이는 불법전단지와 달리 바닥 레이저 광고는 ‘빛’이기 때문에 단속할 명분도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바닥 레이저 광고는 ‘경관조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간판에 따른 빛 기준을 통과하면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좋은 빛 심의위원회’를 통해 조명 기준에 따라 조도를 검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바닥 레이저 광고로 제재된 건은 없었다.

서울시 한 구청 관계자역시 “바닥에 붙은 불법 전단 광고는 보행자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단속대상이지만 레이저 광고는 단속할 수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업체는 인도를 광고판처럼 이용하는 실정이다.

한 레이저 광고 판매회사 관계자는 “원하는 장소 어디든 LED 불빛을 쏴 광고를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며 “필름을 통해 화려한 모습을 연출해 광고효과가 높다.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매장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 번화가를 지나던 송모(27)씨는 “지금은 많지 않지만 도심 바닥이 광고 레이저로 가득하면 보기 흉할 거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공중에서 아래로 쏘는 레이저가 눈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교수(안과)는 “기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레이저는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레이저가 강하다면 망막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

국에서는 지난해 ‘레이저 펜’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등 각종 사고를 유발하자 일부 레이저 제품 판매 금지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시는 오는 2020년 8월까지 상업적인 빛을 ‘공해’에 포함시키는 일명 ‘빛공해방지법’ 도입을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법안에는 인공조명과 간판 등 상업지역의 야간 빛의 밝기 제한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빛 공해는 주거지역에 방해가 되는 ‘빛’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빛공해방지법을 통해 상업지역의 빛공해라든지 포괄적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318171536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