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비번날, 길바닥서 옷 갈아입고 불 속 뛰어든 소방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 때 소방대 대응에 관한 문제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잘못된 판단과 대처로 희생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로 소방관의 노고와 희생이 폄하돼서는 안 된다며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경기 수원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가 아닌 개인 승용차에서 소방복과 진압 장비를 꺼내 착용하는 이들이 있었다. 선발로 출동한 소방대원에 이어, 쉬는 날 비상 소집된 대원들이었다. 수원 정자119 안전센터 소속 민세정(42) 소방위는 "아이들과 선물을 사러 가다 비상 소집 전화를 받고 곧바로 차를 돌렸다"며 "불이 언제 날지 모르는데 소방관에게 따로 쉬는 날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시민은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관련 영상에는 '진정한 영웅들' '소방관들 덕에 평온한 휴일을 보냈다. 정말 감사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제천 화재 현장 소방대원들에 대한 개인적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구조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에 '네 가족이어도 그렇게 안일하게 구했겠느냐' '세금이 아깝다'는 악플(악성 댓글)을 달았다. 3층에 매달린 남성 한 명을 구하기 위해 20분 이상 에어매트 설치에 매달리느라 비상계단 진입이 늦어지는 등 구조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사람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수칙에 따른 측면도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소방대원들도 누군가의 가족이지만 생사를 걸고 불길에 뛰어든 분들'이라며 '제발 원색적 비난을 멈추자'라고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댓글의 심각성과 소방관님들 장비 개선'이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진짜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 저희가 믿을 수 있는 분들은 소방관님들'이라며 '말로만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할 게 아니라,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불법 주정차, 노후 장비 개선 등의 환경을 먼저 갖춰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