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청 앞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온기누리소'. 최강 한파가 찾아온 12일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텐트 안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사진 성동구청］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 12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 앞 버스정류장에서는 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비닐 텐트’ 안으로 모여들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5~10분 동안 이 텐트 안에서 몸을 녹였다.
이 ‘비닐 텐트’는 서울 성동구의 버스정류장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세상에 ‘온기(溫氣)’를 전한다는 의미로 텐트에는 ‘온기누리소’란 이름이 붙었다.
면적이 4.5㎡(1.3평)인 ‘온기누리소’ 안에는 성인 15명 정도가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다. 텐트 네 면이 비닐로 돼 있어서 밖을 내다볼 수 있다. 텐트 안에 있다가 버스를 놓칠 염려를 덜어준다.
‘온기누리소’는 성동구 서울숲·한양대역·상왕십리역·신금호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17곳의 버스정류장에 설치됐다. 이번 주 안으로 다른 11곳에 추가로 들어선다. 텐트 한 개의 제작·설치 비용은 198만원이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의 지붕에는 ‘추위를 잠시 피해 가세요’란 문구가 새겨졌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텐트 안이 발 디딜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성동구에 따르면 ‘비닐 텐트’ 설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아이디어다. 정 구청장은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꽁꽁 싸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에 텐트로 땡볕을 가렸다면, 이번 겨울엔 텐트로 바람을 막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여름 횡단보도에 설치돼 시민들이 땡볕을 피한 '그늘막'은 보관 덮개가 씌어져 있다. '온기누리소'는 이 그늘막이 재등장하기 전까지 운영된다.［사진 성동구청 ］
‘비닐 텐트’는 지난 여름 ‘그늘막’에 이은 ‘히트 행정’이 될 전망이다. 그늘막은 여러 구청이 횡단보도 근처 등에 설치해 많은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하며 각광받았다. 서울에만 23개 자치구에서 808개의 그늘막이 설치됐다.
성동구의 그늘막 70여 개는 동면(冬眠)에 들어갔다. 겨울철 보관 덮개가 씌어져 있다. 이 덮개에는 ‘지난여름 당신과 함께한 그늘 … 봄에 다시 만나요’란 문구가 쓰여있다. ‘온기누리소’는 그늘막이 재등장하기 전인 3월까지 운영된다.
(자유)
오늘도 사회생활을 조금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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