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의 필요와 문제점

벌써 10년도 전 이지만.. 저는 군대를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했습니다.

네, 그거 동사무소에서 앉아서 예비군 관리하는 업무.

고생을 안한건 아니지만, 다른 현역간 친구들에 비해 좋았죠.

예비군들의 인격모독만 참으면 뭐.... 암튼...

2년간 예비군을 관리후 전역해서 예비군이 되고나서 느낀점이 있어 적어봅니다.

1.예비군 필요하냐?

답: 필요하다. 말 그대로 전쟁나거나 공황상태가 됐을때 현역 부대 만으로 전국을 커버할 수 없음. 동네 구석구석을 커버하기 위해 존재 하는게 예비군임.

예비군들이 잘 모르지만....동미참의 경우 '향방작계'라는걸 받는게  그게 우리동네 지키는 훈련임. 각 동네마다 지리적 요건이나 주요 시설물 등을 지킬 작전계획이 다수립되어 있음. 예비군들도 각자 역할이 있어서 진짜 일이 터졌을때 '우왕~'소집해서 동네를 지키는게 목적임.

전령, 통신병, 운전병, 사수, 부사수 등등 현역 부대처럼 관리함.. 서류로만....

2.근데 왜 문제냐?

답: 우선 예비군 문제가 많음. 이대로는 존재 목적 자체를 잃었다고 봐도 무방함.

딱 한마디로 문제를 알수 있음.

전쟁이나 테러, 혹은 자연재해 등... 여러분 동네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 했을 때... 예비군 여러분 동네 지킬수 있음?

적어도 그런 난리통에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 있음???

예비군을 '군대 전역하고 감 잃지 말라고 불러서 부려먹는다'라는 개념을.. 예비군 뿐만 아니라 현역 군 간부들도 가지고 있음.

그래서 시간만 때운다 가는거임..군인들도 그냥 형식적으로 훈련을 진행함. 뭘 시켜야 하는지도 모름.

예비군은 크게 동원, 동미참 두개로 나뉨

동원은 유사시 현역 부대와 함께 움직이는 예비군들임. 무섭지 않음? 전쟁 터지면 동원예비군은 현역 부대로 집결해서 전쟁에 참가하는거임.

동미참은 동원과 달리 동네를 지켜야 함. 그래도 동네 어디를 어떻게 잘 지키는지 알아야지.

우선 예비군은 '지정된 장소에 모인다'부터가 훈련의 시작임. 일상생활 하던 사람들이 언제든 실전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 시작은 '지정된 장소에 모인다. 신분증 제출하고 장비를 보급 받는다'임. 즉 여러분이 예비군 훈련가서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그것!! 부터임.

그리고 동원이건 동미참이건, 유사시에 본인이 뭘 할지 정확히 인지가 되어야 함. 작전계획이 서류로 다 준비되어 있으면 뭘함? 예비군들이 지켜야 하는 진지나... 주변 통신시설, 우리동네에 검문소 설치 장소 등등... 을 알고 있어야 뭘 하지.

예비군을 훈련시키는 군 간부들도 이런 개념이 없음. 그냥 불러놓고 현역들 처럼 훈련을 시킬려고 함. 현역들 처럼 군인의 기본 스킬을 키우는데 역점을 두고 훈련을 시킴. 그게 아니라 우선 예비군이 뭐하는 존재고, 유사시 뭘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 줘야지.

몇번 이야기 하지만 예비군을 훈련시키는 현역 간부들도 이런 개념이 없음. 진짜 중요한건 다 서류로만 맞춰놓고, 정작 실제 훈련은 현역 군인들 훈련 시키는 거랑 같은 정보, 즉 군인으로서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임. 2년 내내 그걸 하다 온 사람들이 또 하라고 하면 하겠음? 안하니까 무슨 서바이벌이니.. 이런 돈써가면서 하는데... 에휴.

그리고, 예비군의 문제점이 예비군이 처음 생겼을 때 처럼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모여 살지 않음. 주소가 등록된 지역에 모여서 사는게 아님. 주소지는 시골인데 도시 나가 있을수 있고 그 반대임

실제 거주자는 모르고 무조건 서류상 주소가 있는 사람들로 예비군 편재를 짬. 그러니... 만약에 내 주소지가 강원도 인데 나는 광주에 있음. 근데 강원도에 일 터지면 나는 광주에서 하루 내로 강원도까지 가야 함... 이게 그 동네를 정말 지킬 생각으로 만든건지 잘 모르겠음.

예비군 훈련이 제대로 되려면 현역때 이미 교육이 되어야 함. 상근도 군인이니까  전역을 하는데..전역할 때 그 누구도 예비군에 대해 설명을 안해줌. 그리고 정작 내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니까 간부들이 '여러분은 예비군 몇대대 몇분대 소속 타격대가 어쩌고..'하는데 그 몇백명 중 나혼자 그 말을 알아듣고 있음. 간부도 그냥 외워서 말하는 듯...

갑갑할 일임.

총체적인 문제임. 군대가 가지고 있는 폐단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

내가 봐서 이미 예비군은.. 나라 못지킴. 그냥 군대 전역한 장교들 한자리씩 해 주려고 만든 제도 같음.

3.대안

:우선 현역때 전역할 때 예비군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함. 너희들이 사회 나가도 6년 정도 훈련 받는다. 그 훈련은 무슨 의미가 있다.

-예비군을 소집하고, 모여서 신분증 제출하고 이런 과정 자체가 하나의 훈련 과정임을 인식 해야 함.

-안보교육 헛짓거리 하지 말고, 강릉 무장공비 사태때 예비군 소집했다가 피본 일을 알려야 함

-예비군의 편제, 각 예비군 종류별 역할을 정확히 알려 줘야 함. 시간 때우기식 훈련은 안됨

(심지어 공익들은 전투에 참여 안해도, 유사시 군인들 지원하는 역할을 맡도록 설정되어 있음. 이걸 알려 줘야지.)

-돈 빼먹지 말고, 예비군들 정당한 대가 지불해 줘야 함. 예비군은 군인이 아님. 며칠씩 생업 적는걸 국가에 대한 헌신으로 퉁칠라고 하면 안됨. 납품 비리도 손봐야 함.

-예비군 편제, 지역 방위 계획 같은것도 서류상으로 퉁치고 있는지 확인 해야 함.

-사실 모든 군대가 그렇듯 하나부터 열 까지 문제임 ㅡㅡ 제대로 된 부분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함.

요약

1.예비군 필요함

2.하지만 문제가 너무 많음

3.존재 목적 자체를 잃고 형식적인 훈련만 진행

4.현역과 다르지만 예비군 만의 디테일한 역할이 있음. 이걸 알려줘야 함.

5.말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예비군 훈련이 필요하다고 봄

6.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대안은 위의 '3 대안'을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