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볍게 몇 작품 리뷰합니다.

납골당의 어린왕자 - 퉁구스카

여전히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현실도 시궁창이지만 가상현실 속도 시궁창입니다.  미군에 대해 잘 모르고 밀리터리에 큰 관심은 없기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단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한 번 놀라고  덤덤하게 작품을 써내려가는 작가의 글솜씨에 두 번 놀랍니다.

돌아온 쩔컨 트리오(완결) - 아모리아

작가의 전작을 까는 분들이 많으신데 전 안 봐서 패스. 쩔컨트리오는 나름 현실과 가상공간의 균형을 잘 잡았고 대리만족적인 요소도 충만하면서 판타지적요소 또한 잘 녹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말도 나름 깔끔하게 끝났고 어느정도 기승전결도 잘 맞춘 작품 같습니다. 전 재밌게 봤고 작가의 후속작 나와도 따라갈 것 같네요. 관성으로 보던 작품이 아니라 간만에 마지막화 읽으면서 더 읽지 못 한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긴 작품이었습니다.

멸망한 세계의 사냥꾼 - 글쟁이S

작가의 전작인 사최매를 재밌게 읽어서 지금 중반정도까지 읽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직은 큰 재미를 모르겠지만 매드맥스랑 레옹, 트라이건을 섞은 느낌의 소설입니다. 시궁창 같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악마사냥꾼인 주인공을 다루는 소설인데 지인들 추천에 의하면 갈수록 더 재밌어진다고 하니 열심히 따라가 볼 예정입니다.

바바리안 퀘스트 - 백수귀족

믿고 보는 백수귀족, 이전 작품까지는 등장인물들이 로보트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 작품에 들어서 좀 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다만 여전히 작위적인 상황전개가 조금 거슬리지만 몇가지 사소한 부분을 제외하고 볼 때 요즘 보는 소설 중에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소설입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만한 작품이니 이하생략

발할라 사가 - 취룡

취룡작가 신작입니다. 아직 무료인데 혹시나 작가 멘탈이 나가면 엎어질 수도 있다는 점 주의바랍니다. 전작들 하고 비슷한데 더 유치할지 덜 유치할지는 가봐야 알 것 같고요. 전설적인 프로게이머 주인공이 죽어서 발할라로 끌려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룹니다. 어쨌든 전설적인 전사를 컨트롤 하던 주인공이니... 아무튼 흘러가는 추세를 보아하니 전작들과 비슷한 소설이 될 것 같으니 거를 사람을 알아서 거르시고 작가 전작들 좋아하시는 분들은 따라가보셔도 될 듯 합니다.

성운을 먹는 자(완결) - 김재한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정말 소드시커부터 모든 작품을 다 읽었고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 역대급으로 늘어졌던 폭염의 용제보다 더 늘어진 소설이 성먹자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마지막화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한 두배만 더 써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했고요. 이 전에 완결난 뒤에 따로 글로 작성했지만 늘어져도 좋고 편당 300원을 해도 좋으니 좀 천천히 여유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판타지스러운 배경을 바탕으로 주인공과 동료들이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겪는 그런 소설요. 꼭 목적성을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소설도 좋지만 가끔은 주제와 상관없이 옆으로 빙 둘러가는 소설도 저는 좋아합니다. 폭염의용제나 용마검전 같은 전작들이 일관된 목적을 가지고 그 한길만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소설이라면 성먹자는 주인공 형운이의 성장소설이라 더 재밌게 봤던 것 같습니다.

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 A사과

변태작가... 가 아닌 A사과 작가의 신작입니다. 개인적으로 TS 정말 싫어하고 가학적인 소설 싫어합니다만. 이상하게 이 작가 소설은 제 취향과 정반대인데도 재밌더군요. 이번 신작은 큰 카테고리 안에서 보자면 회귀 레이드물입니다만 여전히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배경이 주를 이룰 것 같네요. 아직 26화 밖에 안 나온터라 작가 전작을 재밌게 보신 분들은 일단 따라가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수호 - 강철신검

불친절 끝판왕 강철신검 작가의 소설입니다. 일단 이 분 소설의 특징은 주인공이 먼치킨이며 왠지 앞부분에 한 4~5권 정도 분량이 더 있어야할 것 같은데 다짜고짜 중반쯤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작품이 다 그랬습니다. 소설속 인물들은 등장인물의 과거에 대해 자기들만 아는 이야기를 내뱉는데 정작 독자는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 도리가 없죠. 안드로메다건 디 어비스건 다 그랬습니다. 수호도 마찬가지 입니다. 주인공인 수호는 이미 여러가지 일을 겪고 난 뒤 먼치킨 상태에서 소설이 시작하므로 사전지식을 알 도리가 없는 독자들은 언제나 그렇듯 어리둥절로 시작합니다. 다만 꾸준히 읽어나가다보면 작중 상황전개와 인물들간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실타래가 풀리기는 하는데 이런 방식의 글을 싫어하면 죽어도 안 읽히는 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도 왕창 모아뒀다가 한 번에 쭉 읽어나가곤 합니다. 감질맛 나게 한 화씩 읽으면 답답하거든요. 그래도 몰아서 읽으면 재밌기는 합니다. 작가의 작품들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단점은 있지만요.

탐식의 재림 - 로유진

메모라이즈는 어떤 의미에서건 장르바닥에 큰 영향을 끼친 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전작을 저도 나름 재밌게 봤지만 너어어어무 길어져서 중간에 GG 쳤습니다. 탐식의재림은 메모라이즈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 같은데 재미있었습니다. 재미는 있었지만 몇 가지 오글거리는 요소들 때문에 위기가 왔었는데 작가가 독자와 소통도 잘 하고 기본적으로 독자 니즈를 잘 반영하는 편이라 무난히 넘기나 싶었지만... 하차했습니다. 다른 건 다 참고 보겠는데 다른 세상에서 죽어봤자 기억만 사라지고 현실에서 그대로 살아있다는 설정인데도 마치 영혼까지 소멸당하는 것 처럼 오바하는 건 도저히 볼 수가 없더군요. 아 물론 게임캐릭터가 PK 당해도 빡치고 그것보다 더 깊이 들어가서 다른 세계에서 같이 동고동락하던 동료가 기억을 읽는 건 솔직히 분노하고 슬퍼 할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망연자실해서 눈물 흘리고 정신 나간채로 모든걸 내던질만큼의 문제냐하면 그건 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단 소설속 인물들은 일관되게 이세계에서의 죽음을 엄청나게 큰일로 받아들이더군요. 그 부분에서 너무 괴리감이 커서 하차했습니다. 이미 소설이 상당부분 진행된 탓에 해당 설정이 변경 될 일은 없을테니 아마 앞으로도 안 볼 예정입니다.

폰 블레이크 - 김형준

일명 팬드래건 연대기 2부입니다. 원래 출간되다가 중단된 소설인데 팬드래건이랑 슬쩍 세계관을 이어서 카카오에서 연재시작했고요. 전 기본적으로 지스카드 연대기를 좋아하므로 작가의 전작인 팬드래건을 읽었지만... 음...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폰 블레이크는 전작보단 나아졌고 꽤 재밌습니다. 작가 나름대로의 설정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판타지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직업물이거나 현대레이드물이거나 게임시스템을 이용한 소설들인데. 거의 유일하게 이 작품이 과거 유행하던 전통(?)적인 판타지소설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합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작가이기에 작품이 승승장구해서 앞으로 더 재밌는 작품들 써줬으면 하네요.

대충 이 정도가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소설들인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유일하게 안 보는 장르가 직업물인데 요즘 대세는 직업물이네요.

언제쯤 끝나나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도무지 직업물 전성시대가 끝날 생각을 안 하는군요.

야구선수, 축구선수, 연예인, 검사, 매니저, 의사, 점쟁이 등등

현대 직업물만 안 보는데 현대 직업물이 대다수 ㅠㅠ

어차피 다른 읽을 책들도 수두룩하고 회사일도 바빠서 장르소설에 들일 시간이 많이 없기는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예전처럼 판타지스러운 소설들도 많이 나오길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