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쓰는 웹 연재작 리뷰

쓰려고 보니 거의 일년 만에 리뷰글을 작성합니다.

왜냐면 그 동안 딱히 리뷰를 새로 쓸만한 작품이 없었기도 하거니와

개인적인 사정 상 리뷰를 쓸 상황이 아니었기에.

읽고 있는 작품들이 일정 분량이 차면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1년이 지났네요.

제가 본 웹연재 리뷰의 점수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점수입니다.

1. 최근 읽기 시작한 작품

브레이커즈 - 취룡

평점 : 4점

주인공의 이름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가상현실속에 갇힌건지 이계진입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본인이 하던 게임 속의 주인공이 되어 마계의 왕자가 된다. 최근 두 작품이나 엎어지면서 멘탈에 금이 간 작가가 재활을 위해 쓰는 소설이기 때문에 상업성은 포기한 채 정말 취룡스럽게 쓰는 소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취룡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들 대부분을 다 재밌게 읽었지만 취룡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부분이 매우 거슬렸는데 이번 작품에는 작가 개인성향이 가장 많이 드러날 것 같아 그 부분이 우려된다. 일단 28일부터 유료연재에 들어갔을 정도이고 이제 막 2권 중반을 지나는 분량이라 뭐라 판단하기는 어렵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작가 전작을 재밌게 봤으면 무난하게 편당 100원씩 결제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일테고 전작이 유치하고 개연성 떨어진다 생각되면 이 작품은 더 재미없을 것 같음. 그래도 작가의 성실함과 작품에 대한 애착과 열정 하나는 인정.

르피너스의 장난감 - A사과

평점 : 3.5점

TS다. 나는 TS가 싫다. 그런데 작가를 욕 할 필요는 없다. 쓰고 싶은 소설을 못 쓰고 팔리는 소설을 쓰다 보니 탈모가 왔단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이 소설을 쓴다고 한다. 일단 A사과 작가는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쓴다. 심지어 설정덕후다. 그래서 설정부터 탄탄하다. 이 소설은 로그라이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필 받아서 로그라이크 하다가 괜히 내 성격만 나빠졌다. 그렇다. 전부 작가 탓이다. 일단 주인공은 강제성전환 당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아주 밑바닥까지 고통 받고 고문당하고 괴롭힘 당한다. 필히 이 작가는 변태에 가까울 것 이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그럴 것 이다. 다행인 점은 소설은 꽤나 재밌다. 일단 취향 맞으면 재밌다.

나 빼고 다 귀환자 - 토이카

평점 : 3.5점

몰랐다. 이 작품이 토이카 작가 작품인 줄은... 무한경쟁 던전사회는 유치하고 만화적인 연출이 너무 도드라져 도저히 읽지 못 하고 하차했다. 굳이 평점을 매기자면 2점 정도? 그런데 이 바닥에서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필력이 상승한 것 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바닥에서 필력을 상승시키기는 쉽지 않다. 마치 검기상인의 경지에서 이기어검의 단계까지 급상승한 그런 느낌? 전작의 느낌은 그대로 가져가되 단점은 고치려고 노력하고 보완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과 천사의 만담. 그리고 소설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주인공의 드립이 킬링타임(좋은 뜻으로)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설. 개연성 따윈 밥 말아 먹었지만 드립으로 커버하는 소설.

만렙 뉴비 - 이등별

평점 : 3.5점

처음부터 만렙이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만렙이 만렙이 아니어서 그런지 재밌다. 어디까지 갈 지 따라가는 것도 재밌다. 설정도 나름 열심히 짜고 무엇보다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할 줄 아는 맛이 있다. 유치한 제목에 손 안 대기에는 아까운 작품. 뻔할 것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이까지 이끌어온 점과 가볍게 술술 넘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초중반을 꽤나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아이디어에 박수 세 번 짝짝짝.

탑 매니지먼트 - 장우산

평점 : 4.5점

연재주기가 띄엄띄엄 인 것 말고는 깔 게 있을까? 개인적으로 본인은 절대 직업물과 같은 현대물은 보지 않는다. 절대. 그런데 그 원칙을 깬 첫번째 소설이자 아마도 마지막 소설이 바로 탑매 일 듯. 탑매는 완결나고 봤어야 하는데 매일매일 고통스럽다. 다음 내용이 뭘까? 이송하는얼마나 예쁠까? 탑매를 보지 않은 당신... 너무 부럽다.

돌아온 쩔컨 트리오 - 아모리아

평점 : 4점

게임판타지와 이계판타지를 묘하게 결합한 소설. 한물 간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설이다. 마치 20대 초중반 구매력 떨어지는 독자는 훠이훠이 하고 30대 중후반 이상 90년대 게임에 대한 향수를 가진 구매력 있는 독자들에게 너희들의 카타르시스를 아주 제대로 자극해주마 라는 느낌이 대놓고 팍팍 느껴지는 소설. 솔직히 일일이 따지면 설정상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설 내의 게임세계에서 펼쳐지는 서사의 재미와 한물 간 아저씨들의 활약이 헬조선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뜨뜻하게 달궈주는 것 같다. 재밌다.

2. 꾸준히 보고 있는 작품

성운을 먹는 자 - 김재한

평점 : 4점

무려 600화가 넘는 장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편당 100원의 가치는 있음. 일단 이 바닥에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 정도로 작품에 애정을 쏟고 또 그걸 이끌어나갈 만한 필력을 가진 작가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음. 장르소설을 최소 10년 이상 읽어 온 독자라면 이 작가가 작품을 팔아먹기 위해 쓰는 건지 애착을 가지고 쓰는 건지 판단 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최소한 작품을 버리지는 않을. 끝까지 책임지고 재밌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소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딱 1000화 까지 찍고 끝냈으면 하는 소설.

아크 더 레전드 - 유성

평점 : 3점

평점은 높지 않으나 몇 안 되는 순수게임판타지. 솔직히 달빛조각사 보다는 덜 질질 끌고 더 참신하고 더 애쓴다. 아크를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의리로 읽을만한 소설. 킬링타임에 딱 걸맞는 소설이다. 이것저것 현실성 따지면 시망이지만 그래도 적당한 개연성은 갖추려고 노력하는 아주 전형적이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주는 게임판타지

에르나크 - 카이첼

평점 : 3.5점

카이첼 작가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 작가 특유의 묘사와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자 작가 특유의 매니악함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재밌기는한데 뭔가 전형적이지 않으면서 매니악한 전개 때문에 일부만이 충족감을 느낄 뿐 다수의 만족감은 채워주기 힘들 것 같은 소설.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스며들어 있기에 흥미로우면서도 접근이 어려운 소설. 재미는 있는데 큰 줄기를 더듬기 힘든 소설.

이계진입 리로디드 - 임경배

평점 : 4.5점

조금 유치하다. 그런데 무료다. 제 날짜에 꼬박꼬박 연재한다. 임경배 특유의 느낌이 난다. 그걸로 충분하다. 무료다. Free.

천애협로 - 촌부

평점 : 4점

역시 촌부. 근래 보기 드문 따듯한 무협. 바보천치처럼 보일만큼 우직한 협객의 삶을 그려낸다. 특히 초반 치매노인과 고아들과의 따스한 일상을 그려내는 장면은 촌부 아니면 이 바닥에서 보기 드문 장면. 사이코패스가 넘쳐나는 냉정한 이 바닥에서 협과 의를 내세우는 정의로운 협객의 이야기를 이토록 가슴 따뜻하게 그려내는 게 바로 촌부의 저력이자 실력이라고 봄. 솔까말 촌부 정도면 이제 후기지수가 아니라 무림 최고수 중 하나로 봐도 될 정도의 작품이라고 본다.

헤르메스 - 강철신검

평점 : 4.5점

처음에는 의아했다. 큰 줄기도 없고 중구난방으로 뻗어가는 글들이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그런데 읽다 보니 그 수많은 작은 줄기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큰 줄기를 만들더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이게 뭔 소리지? 싶은데... 곰곰히 생각하며 읽다 보면 퍼즐이 저절로 맞춰지는 신기한 경험.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절대자를 주인공으로 두고서도 이 정도로 매력적인 글을 뽑아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표한다. 불친절하되 그 불친절을 결국엔 필력으로 커버하는 작가와 짜임새 있게 쓰여진 헤르메스에 높은 점수를 탕탕!

3. 최근 완결난 소설

드림사이드  (完)  - 홍정훈

평점 : 3.5점

홍정훈 이름 떼고 보면 재밌다. 좀비물인데 좀비물 같지 않고 현대판타지인데 좀 다르다. 뻔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 되어야 하지만 뻔하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 되는 느낌. 그래도 끝까지 읽다 보면 우후죽순 넘쳐나는 여타 다른 소설에 비해 퀄리티는 있다. 시간 날 때 읽어볼 만 하다.

십장생 (完) - 정구

평점 : 4점

정구 작가 최신작. 솔직히 초중반까지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했다. 초절정고수건 하류잡배건 간에 그냥 잡놈들 투성이. 근데 이게 읽다 보면 빠져든다. 피식피식. 입꼬리가 올라가는 당신을 볼 수 있다. 끝까지 읽고 나면 아쉽다. 좀 더 쓰지... 어떤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 유성의 개소리가 그리워진다면 당신은 곧 정구스타일!!

술 마시고 작성한 글이라 누락된 작품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기억나는 선에서 이 정도로 작성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평가이므로 참고만 하세요.

저의 취향이 궁금하시면 이 전 리뷰 링크를 클릭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제 평가와 비슷하면 위 소설들에 대한 평가도 비슷하겠고 제 평가가 납득이 안 된다면 제가 쓴 리뷰도 신뢰할 수 없겠죠.

전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