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2살, 83년생, 딩크부부입니다.
IMF 타격을 쎄게 맞은 가정이라 제 나이 18살부터
생계때문에 알바를 시작 했었습니다.
학교 끝나면 롯데리아에서 일하고 10시까지 마감하면
그다음 12시까지 목욕탕 청소를 했었습니다.
지방이라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알바가 몇 없었기도 했었고,
20살부턴 주말 노가다, 롯데리아는 주유소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살다 군대가기전까지 호텔에서 일도 했었구요.
하루에 몸무게가 1키로씩 꼭 빠졌었습니다.
19살부턴 죽고 싶다. 자살해야되나.
고민 참 많이 했었습니다.
단지 잠이 모자라서 죽으면 잠이라도 많이 잘 수 있지않을까
그런 생각이었거든요.
이런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군대를 지원해서 최대한 멀리
잊고 살 수 있는 최전방으로 일부러 갔었습니다.
전역하고 2년제 대학 복학하고 다음날부터 바로 호프집
알바를 시작하고 졸업전에 취업으로 빠져서
레스토랑 알바를 했었습니다.
취업이 두려웠었습니다.
10대후반에는 이렇게 몇개 쓰리잡하면 월 300은
벌지 않을까 했는데 신체적 부담을 느꼈고,
결혼을 생각했던 여자를 만난 후부터 직장이 있어야할거
같았습니다.
전공이 영상쪽이라 방송국을 계약직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참고로 가정형편으로 그만 둔거지
그림, 그래픽쪽은 대회에서 상은 항상 받았었습니다.
계약직 경력으로 대기업 방송국 공채로 이직을 했습니다.
지방 2년제에 무슨 방송국, 공채냐 말이 나올수도 있는데
저 같은 사례는 역사상 없었다라고 말할정도로
특이 케이스고 제가 미친듯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제가 살아온 환경대비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가
5년차쯤 아빠가 뇌출혈, 엄마가 폐암을 진단 받았습니다.
신림 원룸에서 신혼생활 하던 중 기나긴 가족의 투병생활로
저는 퇴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억 좀 넘게 모은 돈은 병원비로 거의 탕진 했습니다.
아빠가 1년, 엄마가 2년 병원에 있었거든요.
부모님은 지방에서 농장을 운영하셨는데
가업을 잇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이 농장이라도 있네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이것도 임대고 심지어 빚까지 있으셨답니다.
18살부터 알바 하는 곳마다 나중에 꼭 다시 와라.
너 아님 안된다. 그만 둘까봐 학교와 집까지
픽업 해주시는 사장님도 있을 정도로
저는 성실함과 험한 일에 기본 풀세팅이 되있는 사람입니다.
방송국쪽 일할때도 여선배분들이 딸, 조카를 상대로
소개 시켜줄 정도로 인정도 많이 받았구요.
그런 제가 농업쪽 일을 시작했는데 몸은 힘들지만
수입은 남들보다 3배 이상은 차이 났습니다.
양송이 버섯 재배를 했었는데 지금까지 8년동안
국내에서 가격으로는 원탑을 유지 했었거든요.
저를 앞지르거나 그런 사례는 없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잘하는건 덜 자고 더 일하고
그리고 상황파악, 눈치 이런게 빠르거든요.
이번년도에 재배과정 중 중요한 거래처가 갑자기
못 가져간다고 통보가 온 다음부터
3월~ 현재까지 그냥 쉬고 있습니다.
중국산, 그리고 한국유통문제, 농업의 미래
모든게 꾹 참고 버티던 저를 놓아버리게 만들었습니다.
제일 컸던건 제 의지가 아닌 다른 상황과 환경으로
일에 지장을 받은게 컸습니다.
어릴때부터 있었던 혐한이 또 올라오네요.
지금은 현장 전기쪽 업무를 봐둔게 있어서
그동안 좀 쉬려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너무 하드하게 살아온 탓인지
32살쯤 알츠하이머,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못난 남편 만나 고생한 아내가 걱정되서
홀로 남겨질 아내를 위해 30평 아파트 하나 샀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남겨진 아빠를 위해 아파트 하나 사드렸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저한테 아무 일도 생기지않아
그냥 살아가네요 다행히.
딩크를 문제 삼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처럼 팔자 사나운 사람들에게 아이는 사치입니다.
저도 어릴적부터 장래희망이 평범한 아빠였거든요.
42살이나 먹은 요즘 쉬려고 해도 그동안 살아온 루틴이
있어서인지 우울하기만 합니다.
다음생이 있다면 태어나고 싶지 않네요.
그래도 혹시라도 있다면 구름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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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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